2021. 1. 4. 20:29ㆍUX 아티클 ✏️/④ 서비스 분석
2019년 06월 cracker.live에서 작성한 글입니다.
지루한 서비스는 죽는다.
지루한 온라인 서비스는 사라지고 만다. 미국에서는 매년 600만 개 이상의 신생 서비스가 탄생하지만 이 중 지속되는 서비스의 수는 적다. 특히 최근 들어 앱(애플리케이션)과 관련된 서비스가 대두되고 있는데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사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앱은 0.01%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서비스를 만드는 (기획하거나 디자인하거나 개발하는)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내가 만든 이 서비스가 사용자들에게 사랑 받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가끔 고민과 걱정에 빠지곤 했을 것이다.
'이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한번 써보고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지루해 하면 어떡하지?''내가 만든 서비스를 두 번 다시 이용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나도 서비스를 만들 때 (기획하거나 디자인을 할 때) 위와 같은 고민에 빠지곤 했는데 그럴 때 마다 생각한다.
'사용자들이 지루해 하지 않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마치 게임처럼 말이야..'
게임이 아닌 서비스를 (사용자들이) 게임처럼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 우리는 이것을 gamification(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이라 부른다.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그 자체를 서비스에 녹여내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게임의 요소’를 게임이 아닌 서비스에 응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가 편식하는 어린아이에게 우주선 숟가락 놀이를 하는 것과도 비슷하고 어질러진 장난감을 상황극과 함께 정리하는 것도 게임 화의 일종이다. 어쩌면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저마다의 게임화 경험이 있을지도 모른다. 덕분에 ‘지루한‘ 식사시간과 청소도 마치 놀이처럼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었다.
즐겁고 지속적인 서비스
*Karl Kapp(칼 카프)와 같이 gamification(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해 저술한 저자들은 공통적으로 서비스를 기획할 때 필수적인 구성 요소에 대해 언급하는데 대략 다음과 같다.
*KARL KAPP(칼 카프) : THE GAMIFICATION OF LEARNING AND INSTRUCTION: GAME-BASED METHODS AND STRATEGIES FOR TRAINING AND EDUCATION의 저자
1. 스토리
2. 목표, 보상, 그리고 동기부여
그렇다면 서비스에 이러한 요소를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1. 스토리
게임에는 주인공이 악당에게 붙잡힌 공주를 구하러 가거나 어딘가를 탈출하는 등의 스토리가 있다. 앞 뒤 맥락을 파악할 수 있으니 더 자연스럽게 연결된 플레이 경험을 할 수 있고 게임의 수명과 재미 요소를 향상시킬 수 있다. 서비스의 스토리 역시 사용자와의 감정적인 연결을 불러 일으킨다. 서비스에 대한 경험을 향상시키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으며 평범한 사실보다 22배 더 인상적이기 때문에 많은 서비스에서 이를 활용하려는 시도를 한다.
(출처 : HTTP://WWW.MARKETINGPROFS.COM/SHORT-ARTICLES/2608/MAKE-YOUR-STORY-22-TIMES-MORE-MEMORABLE)
용감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동화 같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서비스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곳이 있다. 바로 에어비앤비이다.
Airbnb (에어비앤비)
우리는 항상 ‘낯선 사람’에 대한 내적 공포를 품고 있다. 하지만 현재 여행을 가거나 출장을 떠날 때 ‘낯선 사람의 집’에서 자는 것에 대해 더 이상 무섭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바로 에어비앤비 때문이다. 에어비앤비는 ‘낯선 사람은 위험해’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그들만의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여행을 가지 말고, 살아 보라’는 문구는 에어비앤비의 가치를 가장 잘 담고 있고 획일화되는 여행 트렌드에 새로움을 던져줬다. 여행지에서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경험하라는 의미가 내포된 이 문구. 그래서 인지 대부분 콘텐츠는 집과 현지인, 그리고 여행자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호스트와 게스트의 특별한 인연과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는 훈훈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에어비앤비의 따스하고 인간미 넘치는 스토리텔링으로 그들의 약점(낯선 사람=위험)을 보완할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이러한 콘텐츠를 시작한 2016년에는 지난 해 대비 수익이 80%나 증가했다. 또한 2018년 포브스는 에어비앤비를 380억 달러로 평가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에어비앤비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거부감’은 그들만의 스토리로 모두 극복한 듯 보인다.
또한 예약을 진행하다보면 다른 숙박 예약 서비스와 다르게 사람과 소통하고 있다는 따스한 느낌을 받았을 수 있을 것이다. 예약하는 과정에 있어 직접 호스트와 연락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덕분에 더 ‘인간미’ 넘치고 ‘신뢰’가 가는 예약을 할 수 있다. 더해 숙소를 예약하면 주변의 다양한 여행지를 큐레이팅해준다. 이를 통해 여행 직전 ‘나만의 여행 이야기’를 계획할 수 있다.
2. 목표, 보상, 그리고 동기부여
도전은 사람들에게 가치와 열정을 느끼게 하며 이는 목표로부터 나온다. 수많은 목표 중 사람들에게 큰 동기가 되는 것은 경쟁이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한 것이 카카오 게임인데, 홈 화면에서 친구와의 순위가 보이는 리더보드를 사용해 경쟁을 유도한다. 이는 사용자에게 ‘친구를 이겨야 해!’라는 ‘목표’에 대한 동기부여가 된 샘이다. 또한 상위권을 차지했을 때 이에 대한 보상을 주는데, 이는 외적 동기부여가 되어 목표에 대한 도전을 더 자극했다. 이러한 카카오 게임의 순위 보여 주기와 보상은 사용자들에게 동기부여를 줬고 그 결과 게임에 대한 사용자들의 engagement(관여도)를 향상시켰다. 이렇듯 우리는 자극(동기부여)을 통해 목표를 세우고 도전을 하고 보상을 받는 과정을 겪게 된다.
‘목표, 보상, 동기부여’ 방법은 건강 및 피트니스 분야나 교육 서비스 등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애플 워치와 Duolingo(듀오링고), Dropbox (드롭박스)가 있다. 듀오링고는 사용자들이 무료로 언어를 배우는 플랫폼(출처:위키백과) 이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큰 목표가 없다면 힘들고 지속적으로 공부하기에 힘이 든다. 하지만 듀오링고는 공부를 하면서 경험치(XP)를 얻게 되고, 경험치가 일정 수준 쌓이면 레벨이 올라가게 되는데, 친구와 경쟁을 하게 끔 해서 서비스의 이용을 더욱 장려한다는 점에서 카카오게임과 매우 유사하다. 그렇다면 애플 워치와 Dropbox (드롭박스)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애플워치
애플워치는 하루에 3개의 링을 완성시키는 목표를 제공하는데, 각각의 링은 다음과 같은 목표를 달성하면 채워진다.
1. PINK RING – N칼로리를 소모하면 채워지는 링 (MOVE GOAL)
2. GREEN RING – 운동을 N시간 했을 때 채워지는 링 (EXERCISE GOAL)
3. BLUE RING – 1시간당 최소 1분 일어나 움직이면 채워지는 링 (STAND GOAL)
이러한 3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애플워치는 끊임없이 움직임을 측정하고 동기부여를 한다. 만약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거나 활동하지 않았다면 알림을 보내주는데, 특히 밤에는 짧은 햅틱(진동)과 함께 특정 행동(산책)을 권장하는 메시지를 보내준다. 그뿐만 아니라 일/주 단위로 피드백이 오는데, 이 또한 사용자의 활동 수준을 빠르게 평가하게 끔하여 효과적인 동기부여가 된다. 이러한 외적 동기부여를 제공한 결과로 3개의 링을 다 채우게 된다면 불꽃놀이와 함께 ‘링을 완성했다’라는 알람을 보내주며 이에 대한 메달(보상)을 준다. 하지만 이러한 외적 동기부여를 아무리 줘도 성취감 같은 내적 동기만큼 더 강한 자극은 없다. 이 때문에 목표에 있어서 개인화를 줘 목표를 설정할 수 있으며 애플 워치에서 보내는 모든 알람을 개인화했다. 재밌는 것은 애플워치 또한 친구와 활동 링을 공유해 서로의 운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서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고 한 주간 ‘활동 링’을 채워 얻은 포인트로 승부를 겨루는 선의의 경쟁 또한 가능하다. 심지어 승리를 하기 위해 얼마나 더 움직여야 하는지, 그때그때 개인 맞춤 코칭을 해준다.
이러한 애플의 전략은 애플 시계 판매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되며 2019년 현재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35.8%를 점유했으며, 리서치 회사 리슬리(Wristly)에 따르면 애플워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97%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Dropbox (드롭박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목표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드롭박스는 이를 위해 친구 초대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친구를 초대한 사용자에게 500MB의 추가적인 드라이브 공간을 부여함으로써 사용자들이 서비스를 더 자주 추천하도록 유도했다. 우리는 ‘광고’에 대해서는 높은 거부감을 느끼고 있지만 친구의 추천은 선뜻 받아들이고 자신이 초대를 보내는 것에도 큰 거부가 없다. 그러므로 친구 추천은 광고보다 더 많은 신뢰를 심어 준다. 드롭박스는 이러한 심리를 이용해 초대에 대한 ‘보상’을 사용자에게 전달했고 그 결과 서비스에 대한 성공적인 바이럴을 할 수 있었다. 휴스턴에 따르면 바이럴을 통해 드롭박스의 가입 수는 60%나 증가했다고 한다. 심지어 추가 고객을 확보하는 비용으로 거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을 정도로 효과적인 결과를 볼수 있었다.
(출처 : HTTPS://WWW.SLIDESHARE.NET/GUESTE94E4C/DROPBOX-STARTUP-LESSONS-LEARNED-3836587/3-SOME_CONTEXT_ULLI100000_MANY_MILLIONS)
Karl Kapp(칼 카프)가 언급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 외에 최근 들어 대두되고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인 Interaction (인터렉션)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Interaction (인터렉션)
어렸을 때 닌텐도 Wii가 갖고 싶어 부모님께 조른 적이 있었다. 게임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Wii에 관심을 갖게 된 것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바로 컨트롤러(콘솔)를 사용하는 방식 때문이었는데, Wii의 컨트롤러는 (정밀한 기울임을 감지하는 기술이 탑재되어 있어) 내가 움직이는 손짓 그대로 게임 속에서 반영됐다. 덕분에 직접 테니스를, 포켓볼을, 복싱을 하는 기분이 들었는데 그 신기한 경험을 잊을 수가 없었다. 성인이 되고 앱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된 후 어릴 적 Wii에서 경험했던 ‘컨트롤러의 반응’을 앱에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흔히 Interaction (인터렉션)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쉽게 말해 온라인 속의 앱 화면과 오프라인 속의 사용자 간의 상호작용으로서 터치를 했을 때의 변화 등을 의미한다.
인터렉션의 게이미피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서비스로 대표적으로 Tinder(틴더)가 있다.
Tinder
Tinder는 2012년을 시작으로 게임을 제외한 앱 중에서는 (2019년 1월 기준) 넷플릭스에 이어 전세계 매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모바일 데이팅 앱이다. 재치있는 인터렉션으로 넘쳐 흐르던 데이팅앱 시장에서 차별점을 잡았으며 이를 통해 큰 성공을 이뤘다. 상대방을 탐색하는 과정에 있어 ‘스와이프’를 활용하는데,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왼쪽으로 마음에 든다면 오른쪽으로 정말 마음에 든다면 위로 스와이프 하여 매칭을 한다. 한 손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기억에 각인되고 중독성이 있는 인터렉션이다. 그래서 틴더의 스와이프는 카드 놀이와 같다. 상대방 카드에는 누가 등장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언제가 터질지 모르는 ‘잭팟’을 위해 사용자들은 계속 스와이프 하며 그 행동에 중독되어 버린다. 실제 2014년 일 평균 스와이프 횟수는 10억회, 15년에는 16억회를 기록하며 현재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틴더에서는 스와이프의 수가 제한되어 있어, 이미 중독된 사용자들이 ‘틴더 플러스(tinder plus)’와 ‘틴더 골드(tinder gold)’ 등 유료 서비스를 결제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틴더의 유료 회원 수는 410만명에 달하고 지난 2018년 글로벌 매출은 9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큰 매출을 보인다. 틴더의 재치있는 인터렉션이 틴더를 성공으로 이끈 가장 큰 주역이 아닐까?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자세
gamification(게이미피케이션)은 서비스에 사용자를 락인(Locked in)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해결책이다. 하지만 이것에 너무 많이 이끌리지 말았으면 한다. 즉, 게이미피케이션을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해 문제점을 찾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는 의미다. UX디자이너가 서비스에서 하는 기획과 디자인은 시장과 사용자 조사에 의해 검증되어야 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점을 개선해 줄 해결책’이’ 문제점을 찾아야만 하는 목적’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Cracker.Live Contents Creator, 정지현 (@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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