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29. 22:00ㆍUX 아티클 ✏️/④ 서비스 분석
몇 달 전, 카드 유효기간이 만료되어 신용점수가 변경되었다는 알림을 받았습니다. 아마 이 푸시 알림이 없었더라면 아무것(카드 만기+신용점수 변동)도 모른 채 지나쳤을 것 같아요. 알림을 보내준 서비스는 카카오 뱅크 (카뱅) / 카카오페이 (카페) / 토스였는데요, 각 서비스마다 전달하는 메시지가 달랐던 점이 흥미로워 이번 게시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신용 점수 서비스
사실, 경제적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저에겐 신용 점수는 조금 어려운 개념이에요. 그래서 먼저, 신용 점수와 그 서비스에 대해서 간단히 짚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신용점수가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녀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신용 점수는 '좋은 소비 습관'을 지녔고 '재무상태 점검' 등에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을 말해주기 때문에 점수에 따라 신용카드의 신용 금액이나 이자율이 천차만별이고, 차를 구매하거나 주택 융자를 받을 때 조건이 달라진다고 해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신용점수는 어디서 확인해야 하며, 또 어떤 식으로 관리해야 하는 건지 도통 감이 안 오더라고요.
신용등급 서비스는 이러한 어려움을 개선한 서비스입니다. '나의 신용 등급이 상위 몇 % 인지. 신용 등급 결정 요소는 무엇인지. 신용 등급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아주 쉽게 전달해 줍니다. 국내에서는 2017년 토스가 업계 최초로 무료 신용조회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이후 2018년 카카오 뱅크, 2019년 카카오페이에서 이어서 서비스를 시작했죠.
카카오 뱅크와 토스
그렇다면, 각각의 서비스는 어떻게 알림을 보내주고 있을까요?
가장 먼저 알림을 보내준 곳은 토스. 그다음으로는, 카카오 뱅크였어요. 토스와 카뱅은 푸시 알림을 통해 신용점수 변동과 관련하여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Title (제목) / Body (본문)
토스는 Title이 있지만, 카뱅은 그렇지 않았어요.
토스는 해당 알림이 '신용관리'기능(카테고리)관련 임을 Title을 통해 안내했기에, Body영역에서 사용자 맥락에 맞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반면, 카뱅은 Body영역에서 '신용정보와 카드 만기' 두 가지 키워드 모두 전달해야 했죠.
두 서비스 모두 2개의 문장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요. 짧은 호흡의 글은 이해하기 더 쉬운 특징을 지니고 있어요.
이름 불러주기
카뱅은 알림에서 사용자의 성명 일부를 *로 마킹하고 있어요. 배경화면에서 노출되기 쉬운 푸시 알림에서 데이터를 마킹함으로써 사용자 개인정보의 유출을 막고, 신뢰감을 형성합니다. 반대로 토스는 사용자의 실명을 그대로 부르고 있는데요, 알림에서 자신의 이름을 읽게 되면, 사용자는 메시지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이로써 서비스에 친근함을 느끼기도 하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
토스는 사용자에게 "너는 들어와서 보기만해! 모든 정보는 준비되어 있어."와 같은 느낌을 전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서비스의 편리성이 메시지에서 느껴지는데요, '(토스) ~보세요.'에서 '(카뱅) ~해보세요.'와 비교했을 때 사용자의 행동을 요하는 '해(하다/Do)' 하나의 차이로 이런 느낌의 차이를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서비스의 Writing이 더 좋다고 확답할 순 없어요. 왜냐하면, 두 서비스 모두 서비스가 지향하는 방향과 타겟 고객에 맞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토스 : 친근함, 친절함
카뱅 : 예의바름, 격식, 친절함
킨너렛 이프라의 [마이크로 카피]에는 좋은 라이팅을 위해서는 브랜드를 이해하고, 어울리는 보이스 앤 톤을 먼저 정의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어요. 언어를 통해 사용자에게 어떤 특징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정의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격식의 정도, 유머의 정도, 속어의 사용, 말하는 속도, 따뜻함, 친절함 등등.. 이 있어요. 이러한 특징을 정의하고 일관되게 서비스에 녹여낸다면, 사용자는 서비스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해요. 즉, 언어는 서비스에 대한 캐릭터를 만들어준답니다.
카카오 페이
카카오페이는 가장 늦게 메시지를 전달해줬어요. 저는 별도로 카카오페이 앱을 사용하지 않기 (카카오톡 내에서 사용) 때문에 푸시 알림 대신 톡을 통해 전달을 받았어요.
"신용정보가 변동되었습니다"
이렇게만 메시지를 전달받으니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아요. 조금은 불친절한 기분이 들었는데요, 대신 [확인하기] 버튼을 누른 후 카카오페이에 진입하니, 더 자세한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신용정보 변동이 된 이유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와 더불어 신용관리를 위한 방법을 자연스럽게 안내해주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 부분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어요.
1. 국내 금융업은 마이 데이터를 통해 각종 금융/카드사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어요. 소지한 카드를 자동으로 점검해주고, 만약 사용자가 소지한 카드 중 사용 빈도가 낮은 것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한 안내를 함께 주면 좋을 거 같아요.
2. 해당 문장에서 '해지'라는 표현이 3번이나 중복돼서 나오고 있어요. 중복된 표현은 문장의 길이만 늘릴 뿐이에요. 또, 헤더와 본문에 있는 문장이 겹치는 느낌이 들어요.
AS IS
"카드를 해지하셨군요? /
최근에 카드를 해지하셨네요. 잘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해지해서 분실/도난 위험을 방지하는 것도 좋은 신용관리 방법이에요."
TO BE
"최근에 카드를 해지하셨네요. /
사용하지 않는 카드를 해지해서 분실/도난 위험을 방지하는 것도 신용관리를 위한 좋은 방법이에요."
(+) 기타
카카오페이와 같이 토스도 신용관리와 관련된 정보를 함께 보여줍니다. 관련된 정보로 사용자에서 넛지 하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두 서비스에서 살짝은 다른 방향성을 제안해 주었어요.
카카오페이는 '잘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해지하는 것'은 권해요. 반대로 토스는 '카드 해지가 신용점수에 영향을 주진 않지만, 오래된 카드는 해지하지 않는 게 더 유리하다'라고 전합니다. 신평사에 따르면 두 정보 모두 옳은 정보예요. 그럼에도 두 서비스 모두 사용하는 고객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평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신용카드 보유 개수는 신용평점에 영향이 없다. 신용카드 개설이나 해지여부 보다는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느냐'가 신용평가에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단, 신용카드 해지는 단기적으로 영향이 없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래된 신용카드는 해지하지 않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신용카드 정보는 개설정보와 이용실적, 보유기간 등으로 다양하게 신용평가에 활용된다. 때문에 해지 후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기존의 건전한 거래이력이 활용되지 않아 신용평점에 변동이 생길 수도 있다.
출처 :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19/01/54622/
두 서비스 모두 혼란스러울 수 있는 정보는 더 친절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토스를 예로 들어 수정해보자면, 저는 다음과 같이 사용자에게 전하고 싶어요.
토스
카드를 해지한다고 신용점수가 오르는 건 아니지만, 사용하지 않는 카드는 없애는 것이 더 유리해요.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느냐는 신용 평가에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오래된 카드는 해지하지 않는 게 좋아요. 기존에 쌓인 카드 개설 정보, 보유 기간과 같은 다양한 정보와 건전한 거래 이력이 활용되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UX Writing에 관심이 깊고, 공부하는 입장에서 3가지 서비스를 살펴보았어요. 이번 글을 통해 사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어떤 특징이 있는지. 문제점이 있다면, 어떤 방향성이 좋을지 고민을 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글을 통해 스터디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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